PC스피커 제대로 고르는 방법

 집 여가생활의 중심이 TV에서 PC로 옮겨감에 따라 PC에서 보다 좋은 소리로 소리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이는 PC-fi, Desk-fi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PC에서 더 좋은 소리(영상과 음악, 유튜브 컨텐츠 등)를 듣기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들이 만들어졌다.

 

 언뜻 보기에 PC에서 스피커로 소리가 나오는 과정은 PC에서 스피커에 선 하나만 연결하면 되는 것처럼 심플해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기기가 PC와 스피커에 내장되어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소리가 나오기 위해선 아래의 기기가 필요하다.

 

소스기기(PC) → 디지털케이블 → DAC(Digital to Analog Convertor) → 인터커넥터 → 프리앰프 → 인터커넥터 → 파워앰프 → 스피커케이블 → 스피커

 

 모두 오디오파일이라면 신경써서 갖추는 기기와 케이블들이다. 각 기기마다 전원 케이블을 신경써줘야 하는 것은 두 말 할 것 없다.

 뭔가 복잡하게 느껴지겠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출 필요는 없다. 오디오는 결국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장비이기에 좋은 소리만 나온다면 다른 부분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BBC방송국에 납품되던 스피커인 LS 3/5a 마케팅을 적절히 사용했던 KEF 베스트셀러 LS50 스피커

좋은 소리란?

 객관적으로 좋은 소리는 인간의 가청영역인 20Hz에서 20kHz 주파수대역에서 왜곡이 없는 소리다. 하이파이는 현장에서의 소리를 오디오기기로 구현해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소리에 왜곡을 최대한 없앰으로써 현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오디오를 통해 현장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신호가 출력되는 오디오 장치 뿐 아니라 오디오가 녹음되는 레코딩 장치까지 완벽해야 되는 부분이기에 왜곡없는 소리를 구현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가 의도한 소리를 듣기 위해 '모니터링 스피커'를 사용하는 오디오애호가들이 많다.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스피커라면 스튜디오에서 의도한 소리를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스튜디오의 공간까지 완벽히 구현해야 해당 소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진 못하지만, 나름 합당해 보인다. 스피커 제조사들도 자사의 스피커 혹은 스피커 유닛이 전문가들로부터 사용되고 있다고 적극 홍보하고 나서곤 한다.

 하지만 모니터링 스피커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제품을 오래 못쓰고 교체하곤 한다. 왜냐면 소리에 특징이 적어 음악이나 영화의 소리를 듣기에는 다소 밋밋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오디오를 오래한 오디오파일들은 새로운 오디오파일들에게 제일 먼저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찾아라.' 

 

좋은 소리를 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음역대에 따라 소리 그 자체를 찾는 방법이다. '나는 저음이 붕붕 거리는게 좋아.', '나는 고음의 찌르는 듯한 소리가 좋아.', '나는 공간감이 넓은 입체적인 소리가 좋아.' 등이 해당한다. 두 번째는 음악에 따라 찾는 방법이다. 유명한 오디오 브랜드의 스피커들은 저마다 특정 장르에서 보다 음악적인 표현이 가능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클레식으로 유명한 영국의 탄노이 프레스티지 라인업의 스피커는 대편성 클레식을 현장감이 가득한 소리르 표현해내며 JBL 4312스피커는 메탈장르에서 강력한 장점을 지니고 있고, BBC 방송국에 납품되는 LS 3/5a 스피커는 보컬의 표현에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드바일레의 팬텀 스피커는 강력한 저음으로 힙합 유저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Dynaudio MC-15 PC스피커

PC스피커는 저음이 과해선 안된다.

 고급 스피커를 만드는 브랜드에서 PC스피커를 출시 한 사례를 몇 가지 짚어보자. 포컬, 다인오디오, B&W를 언급할건데, 세 회사 모두 홈시어터스피커와 하이파이 스피커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 브랜드다.

 다인오디오는 하이엔드 유닛을 제조하는 회사이자 좋은 스피커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이다. PC스피커 시장이 떠오르자 다인오디오는 MC-15라는 스피커를 서브우퍼 sw250과 함께 출시했다. MC-15는 5.9인치 우퍼에 1.1인치 트위터를 지닌 베이스 리플렉스 제품이었다.

 

 포컬도 하이엔드 스피커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유닛을 잘 만들기로 잘 알려져 있는데, 포컬의 스피커와 유닛은 스튜디오와 카오디오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천만원이 넘어가는 소프라, 스칼라 등의 스피커가 오디오파일들에게 굉장히 많이 판매되고 있는 대세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런 포컬도 책상 위 PC스피커로는 4인치 유닛이 사용 된 조그마한 스피커를 만들었다. XS Book이라는 이름의 스피커인데, 그 이전에는 더 작은 유닛으로 세틀라이트 스피커를 만들어 서브우퍼와 조립하여 만드는 PC스피커를 만들기도 했다.

 

B&W는 스피커 오디오애호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꼭 한번쯤은 사용해보는 스피커 브랜드일 것이다. 데카 스튜디오에서 B&W의 스피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클래식 애호가들도 B&W를 찾고 있고, 볼보 자동차도 B&W를 채용한 뒤 사운드 품질이 대폭 올랐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스피커 브랜드다. 이런 B&W에서 PC스피커로는 3인치 유닛을 사용한 조그마한 스피커를 출시했었다. B&W에서 만든 스피커 중 가장 작은 스피커일 것이다. MM-1이라는 이름의 이 스피커는  굉장히 작은 몸집과 가벼운 무게로 이걸 정말 B&W에서 만든게 맞나 싶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는 스피커였다.

 

B&W MM-1 PC스피커

 언급한 세 스피커 중에서 MC-15와 MM-1은 시장에서 굉장히 많이 판매 된 제품이다. 세 제품 모두 저음이 50Hz까지 내려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들어보면 50Hz는 커녕 60Hz도 겨우 나오는 그런 소리이다. MC-15는 심지어 전용 서브우퍼까지 있는 제품이다. 이 스피커를 거실에 놓고 들으면 중고음만 나오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책상위에서라면 다르다. 고음과 저음은 퍼지는 형태가 다르다. 저음은 넓게 퍼지는 반면 고음은 직진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거리에 차이가 나면 상대적으로 고음이 잘 들리게 된다. 하지만 책상 위에서 듣게 된다면 스피커와 청취자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거리에 의한 소리 차이가 많이 줄어든다. 또한 저음이 더 낮게 울리면 책상 상판이 떨리게 되며 소리에도 영향이 가게 된다. 세 제조사 모두 책상 위에서는 50Hz까지 소리를 내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책상 위에서 사용하는 스피커는 저음이 최대 55~60Hz까지 나오는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략 3~5.25인치 우퍼를 사용하는 스피커가 해당된다. 3~5.25인치 크기의 우퍼 유닛은 보컬대역에서 큰 장점이 있어 음악적으로도 좋다. 만약 청음에 있어 저음이 중요하다면 서브우퍼를 추가하도록 하자.

 

인클로져는 단단한 재질로 된 것이 좋다.

 하베스, 스펜더 등 스피커의 통 울림을 악기처럼 기분 좋게 사용하는 스피커 브랜드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피커에서 통울림이 나면 소리가 좋지 못하다. 가장 최악은 얇은 플라스틱이고, 1cm도 안되는 얇은 합판을 사용한 경우도 소리가 좋지 못하다. 특히 니어필드 리스닝으로 듣는다면 단점이 더욱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PC스피커를 구입할 때는 플라스틱 몸체로 된 제품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산업용으로 나오는 제품 중 가장 합리적인 소재는 고밀도 MDF이다. 목재중에서는 저렴한 소재로 꼽히는 MDF는 목재의 균일함이 동일하고 단단해 우수한 스피커 인클로져로 손꼽힌다. 많은 제조사들이 MDF인클로져에 고급 나무를 얇게 덧붙인 형태로 인클로져를 만들고 있다.

 

 그보다 더 좋은 소재는 자작나무, 월넛, 오크와 같은 하드우드 계열 목재이다. 특히 자작나무는 그 통 울림이 음악적으로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자작스피커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영국의 스피커 제조사 탄노이의 프레스티지 계열 스피커는 월넛으로 인클로져를 만든다.

 

메탈 인클로져로 유명한 매지코의 A1 북쉘프 스피커

 최근 가장 좋은 인클로져 소재로 손꼽히는 재료는 '알루미늄'이다. 최근 스피커 유닛의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스피커 인클로져에서 나오는 통울림을 아예 배제할 수 있는 메탈 소재 인클로져가 인기다. 고급 스피커 유닛의 소리를 그대로 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스피커들의 공통점은 목재가 조그마해도 굉장히 무겁다는 것이다. 따라서 슬쩍 스피커를 들어올려보거나 인터넷상의 스피커 무게를 보고 스피커의 인클로져 소재를 가늠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인클로져의 소재만큼 중요한 것은 내부의 흡음 소재이다. 기본이 있는 스피커들은 내부 흡음재가 거의 무조건 들어있다. 흡음재가 없다면 피스톤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내부의 정재파가 기분나쁜 소리로 음악을 방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흡음재는 재료 값이 비싸지 않아 왠만해서는 들어가있으니 기성 스피커를 구입한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노이즈가 생기는 앰프 혹은 액티브 스피커는 피해라.

 스피커는 생각보다 전기에 민감한 장치다. 전기를 소리로 변환하는 장치니 당연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옳지않은 전기 설계 혹은 내부 전기 사정으로 인해 전기 노이즈가 들리는 경우가 제법 많다. 많은 앰프 설계자들은 이런 증상은 '설계 불량'이라고 단정짓는다. 노이즈가 없이도 소리를 낼 수 있는데 노이즈가 들어온다는 것은 잘못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3만원짜리 PC스피커에서도 노이즈가 안나는 경우가 요즘은 매우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20~30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에서도 노이즈를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 PA제품에서 특히 그 경향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라고 불리우는 eris e5라는 스피커를 처음 들었을 때, 작렬하는 노이즈에 신경과민이 올 정도였다. 만약 상품후기를 읽었을 때 '노이즈가 좀 있지만' 이라는 식으로 약간이라도 노이즈가 있다는 뉘앙스가 보인다면 그 제품은 거르는게 좋다. 그 사람에게는 납득할만한 노이즈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납득 안되는 노이즈일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다. 애초에 노이즈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소리의 왜곡이 개입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노이즈를 납득하는 것은 하이파이를 하는 오디오파일로써는 납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중국산 3천원짜리 앰프 칩셋도 노이즈가 나지 않는 시대다.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퍼 스피커 유닛이 3~6인치 이하인 제품. 저음이 50Hz까지 내려오지 않는 제품. 스피커의 통은 무겁고 단단해서 통울림이 소리에 간섭을 주지 않는 노이즈가 나오지 않는 스피커.

 

이것이 바로 PC스피커를 제대로 고르는 방법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